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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인의 세상
언젠가는 닿을 거라고. 누군가는 꼭 들어 줄거라고 생각하자. 우리는 모두 평생 닿을 일 없이 각자의 궤도를 떠도는 별들이다. 별과 별 사이, 수억 광년의 거리. 속삭이듯 말해서는 평생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온몸으로 춤을 춘다. 그 별의 당신에겐 아직 판독불가의 전파에 불과하겠지만, 언젠간 당신의 안테나에 닿기를 바라며 춤을 춘다. 그래. 춤을 추자. 닿을 때까지.
이미 글러 먹었어. 다 망했다고. 븅신이 아닌 이상 이건 막을 거라고 생각했지. 안일했어. 진심 욕은 계속 나오는데 입만 더러워지니까 그냥 삼킨다. 누가 죽여줬으면 좋겠다. 어떤 비밀조직이 암살을 하든, 살을 날리든, 폭탄을 던지든 이젠 뭐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아니 애초에 저 새끼를 대통령으로 찍은 놈이 용서가 안 되네. 대체 왜 뽑지도 않은 사람까지 고통받고 아파해야 하는 거지? 일본 개새끼들은 왜 멍청하게 구는 거지? 뉴스에서 보이는 범죄를 총리에게나 했으면 진작 막았겠다. 쓸데없는 데 피해자 만들지 말고 정부에게 하라고. 그럼 적어도 인류가 멸망하는 시발점을 없앨 수 있었을지도 모르잖아. 권력이 있는 놈들은 바보야? 머리는 장식인가? 다 같이 죽는 일에 아무런 생각이 없어? 자기들도 다 뒈질 텐..
나라가 미쳐 돌아가지만 그렇지만, 뉴스 기사를 보고 일일이 한탄하고 분개할 힘도 잃어버렸지만. 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테야. 마음이 사르륵 녹는 따스운 뉴스도 좀 보고, 힘들면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림을 그릴 테야. 글을 쓰고 일기도 쓰고 맛있는 것도 먹고 책을 읽을 테야! 그러다 보면 언젠가 지나가겠지... 그 걸 기다리는 게 힘들 뿐이지만. 물론 그전에 나라가 떨어질 대로 바닥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뭐, 어쩌겠어. 최대한 버텨봐야지.
꿈일기 12권에 수록( 2023.06.10 ) 계약결혼을 한 나는 나름 전략적으로 백작을 공략하고 있었다. 그렇다, 난 마치 로판 소설에나 나올법한 계약결혼을 해버리고 말았다.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해버린 결혼을 어쩌겠는가. 이 넓은 성에 하인 두 명과 얘기를 하며 마음을 얻고 그러다가 거대한 새에게 선택받기도 했다. 덩치는 컸지만 나름 귀여운 새였다. 타고 다닐 수도 있어서 아주 유용한 이동수단이었다. 백작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워낙 바쁘기도 하고 마주칠 일이 없었다. 내게 별 관심이 없는 것도 당연했다. 계약결혼이다. 연애부터 한 것도 아니고 갑자기 생판 남이 부인이 됐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나도 별생각 없이 그냥 호감도만 올릴 정도로 성실하게 명성에 흠만 안 가게 지냈다...
꿈일기 12권에 수록( 2023.06.03 ) 이상한 어른들이 우리 보고 가면라이더를 해야 한다며 대충 선택받았다고 했다. 갑자기 이런 용사 클리셰라니 이해할 겨를도 없이 악당이 나왔고 나를 제외한 다른 두 명이 먼저 상대하기 시작했다. 난 최대한 상황을 보다가 고전하고 있는 것 같아 그제야 변신을 하려 했다. 그런데 아직 타이밍이 아니라며 어른이 막아서는 것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미 악당이 숨어버렸고 다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거라고 했다. 어른들과 그 두 명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 낄 수가 없었다. 너무 궁금했다. 악당이 숨어있는 곳이 바로 옆인데, 이렇게 가까운데. 그래서 어른들 몰래 악당이 숨어있는 아지트 같은 곳으로 다가갔다. 문이 살짝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