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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 및 꿈

푸른 하늘과 하이얀 눈들은 반짝였다.

곰탱신 2023. 7. 12. 23:12

꿈일기 12권에 수록( 2023.06.03 )

 

이상한 어른들이 우리 보고 가면라이더를 해야 한다며 대충 선택받았다고 했다. 갑자기 이런 용사 클리셰라니 이해할 겨를도 없이 악당이 나왔고 나를 제외한 다른 두 명이 먼저 상대하기 시작했다.

난 최대한 상황을 보다가 고전하고 있는 것 같아 그제야 변신을 하려 했다. 그런데 아직 타이밍이 아니라며 어른이 막아서는 것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미 악당이 숨어버렸고 다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거라고 했다.

 

어른들과 그 두 명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 낄 수가 없었다. 너무 궁금했다.

악당이 숨어있는 곳이 바로 옆인데, 이렇게 가까운데.

 

그래서 어른들 몰래 악당이 숨어있는 아지트 같은 곳으로 다가갔다. 문이 살짝 열려있었다. 이렇게 무방비해도 괜찮은 건가? 싶었고 그렇게 사악한 기운은 느끼지 못했다. 나는 더욱 호기심을 똘똘 뭉쳐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 옆으로 귀를 기울였다.

 

그 순간, 무언가가 내 머리를 끌어당기는 느낌을 받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에 서있었다.

 

새하얀 눈이 사방에 쌓여있었으며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절경까지. 심지어 짙은 바다색이 마치 요정의 세계로 온 것만 같았다. 굳이 말하자면 지중해의 푸른 하늘과 하얀 벽들이 그나마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넋을 잃고 감탄하고 있자 악당이었던 할아버지가 뒤에서 나타나 아름답냐고 물었다. 난 정말 아름답다고 연신 감탄을 이어나갔다. 할아버지는 나를 처음 보는 듯 상냥하게 맞이해 주었다. 마치 밖에서 있었던 악당과 가면라이더 일은 허상이었던 것 마냥.

 

평화로운 분위기에 여기 주민들 또한 상냥했다. 할아버지와 조금 대화하다가 현실 세계의 TV소리가 너무 커서 잠이 깰 것 같았다. 난 다급하게 할아버지에게 

 

"전 여기를 떠나고 싶지 않아요! 여기서 살고 싶어요."

 

라고 소리쳤다. "제가 다시 여기 올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간곡히 빌었다.

 

할아버지는 긍정했다. 내가 어떻게든 이곳에 남고 싶어서 꿈 속 풍경에 집중을 했더니 다행히 다시 여기에 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도시 이곳저곳을 다니며 할아버지에게 물의 흐름도 배우고 멋진 풍경을 감상하다가 결국 마지막엔 깨고 말았다.

 

그렇게 아름다운 곳은 난생 처음이었다. 그때 할아버지에게 영원히 이곳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면 계속 그곳에 있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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