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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 및 꿈

계약결혼한 꿈

곰탱신 2023. 7. 12. 23:24

꿈일기 12권에 수록( 2023.06.10 )

 

계약결혼을 한 나는 나름 전략적으로 백작을 공략하고 있었다. 그렇다, 난 마치 로판 소설에나 나올법한 계약결혼을 해버리고 말았다.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해버린 결혼을 어쩌겠는가.

 

이 넓은 성에 하인 두 명과 얘기를 하며 마음을 얻고 그러다가 거대한 새에게 선택받기도 했다. 덩치는 컸지만 나름 귀여운 새였다. 타고 다닐 수도 있어서 아주 유용한 이동수단이었다. 백작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워낙 바쁘기도 하고 마주칠 일이 없었다. 내게 별 관심이 없는 것도 당연했다. 계약결혼이다. 연애부터 한 것도 아니고 갑자기 생판 남이 부인이 됐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나도 별생각 없이 그냥 호감도만 올릴 정도로 성실하게 명성에 흠만 안 가게 지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성이 침략되자 하인들의 도움을 받아 목걸이를 챙겨 새를 타고 적을 무찔렀다. 성은 비록 불타고 있었으나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걸 모르는 백작이 뒤늦게 돌아와서는 드래곤을 타고 성 곳곳을 누볐다. 날 찾겠다고 부인을 외치며 불구덩이 속을 헤맸다. 그래도 제 부인이라고 날 찾는 백작의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얼른 나 무사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꿈에서 깨고 말았다.

미안해요, 백작님. 영원히 말해줄 수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