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인의 세상

별로 안 무서운 엘리베이터 꿈 본문

자각몽 및 꿈

별로 안 무서운 엘리베이터 꿈

곰탱신 2023. 7. 12. 22:42

꿈일기 12권에 수록( 2023.05.13 )

 

집으로 가려는데 마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약간 저주받은 징조가 있었다. 안 좋은 느낌의 징조가.

처음에는 내가 아니라 같이 있던 계란이인줄 알았는데 나였다. 제길 나였다.

 

느낌이 이상해서 계란이 보고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달라고 부탁했다. 13층을 누르고 도착을 하는데 느낌이 싸했다. 원래 전광판에 13F 이렇게 뜨는 걸로 기억하는데 덩그러니 숫자만 떠있고 안내음성도 이상했다. 하지만 멈출 새도 없이 문은 열렸고, 어떤 여자가 찢어지게 깔깔대면서 내게 달려들었다.

내 몸을 꽉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가까스로 내 가슴 앞주머니에 있던 초코바를 멀리 던졌다. 여자는 초코바를 쫓았고 그 사이에 황급히 문을 닫았다. 아슬아슬하게 문이 닫혔고 일단 7층을 눌렀다. 그곳을 벗어나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7층은 빛 한점 없이 어두웠고 먼저 1층에 가서 계란이를 돌려보냈다. 다시 나 혼자 13층을 눌렀다. 또 그 여자가 있었고 난 그 여자가 달려들기 전에 집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자는 마약을 한 것 같았다. 그야 문을 열려는 시도조차 안하고 초점이 나가 있었으니까.

 

며칠 후, 가족과 집에 들어가려는데 마침 내가 그 때 겪은 일을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집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애들이 깔깔 거리는 소리와 쿵쿵 뛰어다니는 소리.

그래서 문에 귀를 대고 엄마에게 안에 누가 있다고 말했다. 나는 카운트다운 후 문을 열었고, 아니나 다를까 내가 언뜻 머릿속에서 상상되었던 모습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꺄르륵 거리고 있길래 얼른 내쫓고 문단속을 했다.

 

오자마자 문틈새 선반을 끼우는 날 보고 엄마는 그런게 있었나 하면서 방금까지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오직 나만 기억하고 있었다. 아빠도 동생도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

 

뭐, 내가 기억하면 그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