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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쓰는 글

와이와 수학마법 5

곰탱신 2019. 10. 31. 22:40

"하아..와이 자네도 가겠다는 건가?"

"네.."

와이는 교장선생님께 말하면서도 미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무사히 돌아온다면서 갔다가 기절을 해서 돌아왔는데 또 나간다고 하니...역시 양심에 찔렸다. 교장선생님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쓰러진 사람을 살려놨더니만 다시 나가려고하니 그렇지 않을수가 없을것이다.

"..에타양."

교장선생님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네, 제가 온 힘을 다해 선생님을 모시겠습니다."

그녀는 마치 어명을 받드는 장군마냥 열의를 다해 말했다. 그 덕분인지 근심많던 교장선생님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엑스는 여기 남아."

얌전히 이들을 보고 있던 엑스는 갑자기 튀어나온 와이의 말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뭐?! 널 데려온 건 난데, 여기서 마냥 기다리고 있으란 거야?"

"너까지 자리를 비우면 학교수업은 어떡할거야. 그리고 학교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여기서 교장선생님과 있어."

와이의 말에 틀린 말은 없었기에 엑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만 뻐끔거렸다. 분했지만 확실히 자신까지 따라나서게 되면 학교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었다. 

"하긴... 저번에 와이와 엑스가 자리를 배워서 내가 수업일수 채우는 데 힘들었었지..."

수긍하는 듯한 교장선생님의 태도를 놓치지 않고 와이는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말을 날렸다.

"이번에는 정말 괜찮을거에요, 매직큐브에 선택받은 세미도 있고 이렇게 솜씨좋고 유능한 학생이 있잖아요?"

이어진 와이의 말에 교장선생님은 할 수 없단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와이는 교장선생님의 허락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허락을 받지 못했다면 정말로 꼼짝없이 여기에서 에타일행을 기다리고 있을 뻔 했다. 솔직히 어서 몸을 회복하고 싶은 이유도 이유였지만 무엇보다 보호란 명목으로 학교에 갇히게 될 미래가 싫은 것도 있었다. 다행히 에타의 적극적인 설득에 일은 쉽게 해결되었다. 에타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보이는 와이를 보며 살풋 웃었다.


그 후, 각자 떠날 채비를 하고 학교를 나오게 됬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었으니...

"근데...무레한 산골을 무슨 수로 찾지?..."

"뭐야, 아무런 단서도 없이 무작정 찾기로한거야?"

"그야, 와이가 쓰러졌었으니까..이거라도 해야지 싶어서."

"정말 한결같구나, 세미.."

투닥거리는 둘을 뒤로한채 에타는 품 속에서 낡은 종이를 꺼냈다. 종이는 오래되어 색이 바랜지 오래였고 살짝 힘만 주어도 바스라질 것 같았다. 그런 종이를 에타는 용케 펼쳐서 보기 시작했다.

"에타, 그 낡은 종이는 뭐에요?"

어느새 에타에게 다가와서 그녀가 들고있는 종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건, 저희 가문에서 내려오는 가보같은 물건입니다. 먼 옛날, 조상님이 무레한 산골에 대해 쓴 기록이죠."

에타가 종이를 세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종이에는 알아보기 힘든 글자들이 휘갈겨져 있었고 어렴풋이 귤 향이 나는 것 같았다. 세미는 어떻게든 글자를 해독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고 와이는 멀뚱히 서서 바라만보았다.

"근데 뭐라고 써져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신선한 무레한 산골에 가증스럽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자들이 멋대로 들어와 난동을 부리니 이 산골을 지키기 위해 모습을 숨기노라. 사악하고 오만방자하며 코푸렁이 같은 자는 결사코 들어오지 못할것이니, 역으로 총명하며 지혜롭고 초아나 늘해랑 같으며 샛별처럼 소중한 자는 .."

"오히려 환영받을지어다."

와이는 무의식중에 말한것인지 자신이 말하고도 놀라고 말았다. 놀란 사람은 와이뿐만이 아닌것 같았다. 세미는 물론이고 에타는 아직 얼어붙어있었다. 종이에 써져 있던 글자는 아주 오래된 글자로 현재에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에타의 가문 사람뿐. 게다가 가보였기에 아주 깊숙히 숨겨져 있어 글자가 유출됐을리는 없었다. 즉, 그 스스로 읽을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에타는 천천히 심호흡을 한 뒤, 조심스럽게 말했다.

"선생님...어떻게 글자를 읽으신 거죠?"

"어...그게..나도 잘..."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도대체...몇 살이신거죠?!"

"무슨!? 내가 백살도 넘게 살았다는거야?!"

와이는 에타의 말에 황당해 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나도 어떻게 읽었는지는 모르겠어... 그냥 자연스럽게 읽힌것뿐이야."

"....."

조용해진 분위기에 세미는 두 사람을 번갈아보며 눈치를 살폈다.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하루빨리 무레한 산골을 찾아야했으니까.

"그 얘기는 그만하고 일단 무레한 산골을 찾는게 먼저에요."

세미의 말에 멍하게 있던 에타가 정신을 차리곤 다시 종이를 살피기 시작했다. 얼마 안돼서 에타는 종이를 다시 품속에 넣었다. 아무래도 가야할 방향을 찾은 것 같았다.

"기록 상 자세한 길은 안 나와 있었지만 방향정도는 나와있으니 일단 나아가보죠."

그렇게 에타일행은 드디어 무레한 산골 찾기 여정에 한 발자국을 내딛게 되었다. 그 앞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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