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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 및 꿈

복수 같은 거 하지 말걸

곰탱신 2020. 10. 20. 02:36

꿈일기 8권에 수록( 2020.10.18 )

이번 꿈은 아주 아주 길다.

 

처음에 나는, 제3자의 입장으로서 소녀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소녀들은 마법을 쓸 수 있었지만 어딘가가 결여되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각지에 흩어져있는 소녀들의 생활을 관찰하다가 깨달은 것은 모두 좋은 대접은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 인성이 쓰레기인 남자가 있었는데, 그의 곁에는 검은 머리의 귀여운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무척 소심하고 말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힘을 개방하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일은 벌어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얌전히 있던 소녀는 완전히 힘을 개방하더니 소름끼치게 웃으면서 남자에게 다가갔고 남자는 당황하다가 결국에는 겁에 질려 미쳐버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소녀는 즐겁다는 듯 웃었다.

 

시점은 바뀌고 난 마술사 최현우 소속인 아이돌이 되었다. 난 멤버들과 함께 최현우의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난 이상하게도 그녀들이 무서웠고, 내게 관심이 쏠리면 대충 말을 얼버무리고 거실로 도망쳐나왔다. 그러다가 왠지 지금 최현우가 올 것 같아 현관문으로 다가갔다. 이 집은 드라마에 나오는 집처럼 좋은 주택이었다. 밖에서 그가 계단을 타고 걸어올라오는 것이 보여 기회는 지금뿐이라고 생각했다. 이 빌어먹을 집에서 나올 수 있는 기회.

 

난 당장 밖으로 뛰쳐나갔고 그가 대답도 하기 전에 나중에 연락한다며 뒤도 안 돌아보고 뛰었다. 뛰다보니 아파트 단지가 보였다. 아파트 공원같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밤이었는데도 이상하게 그곳으로 다가갈수록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활기찬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그러다가 아줌마들의 배구공이 내 얼굴을 스치며 지나갔고 난 정말 십년감수했다. 아주머니는 괜찮나며 걱정해주셨다. 다들 좋은 사람들 같았다.

 

정신 차려보니 어느 새 이곳은 실외가 아니라 실내 체육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난 위쪽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길래 궁금해서 올라가 보았다. 층은 그렇게 높지않아 반만 올라갔는데도 공간이 훤히 보였다. 

사람들이 탁자에서 배드민턴을 하고 있었다. 탁자에서 배드민턴을 한다는게 지금 생각하면 이상하지만 그 때는 신경쓰지 않았다. 어쨌든 난 무심코 혼잣말로

 

"배드민턴을 하는구나...."

 

라고 말했고 그걸 들은 어떤 소년이 얼굴을 비추더니 

 

"배드민턴 할 거야?"

 

라고 말했다. 난 갑작스러워서 배드민턴을 잘 못한다며 사양했지만 

 

"상관없어."

 

라고 말해서 

 

"네~ 그러시겠죠~"

 

"뭐?"

 

"얼굴에 다 써있어요~"

 

좀 만 놀려도 금세 얼굴을 붉혔다. 어쨌든

소년은 탁구대같은 책상에 .....아니 진짜 탁구대잖아??

어쨌든 앉아서 연필을 깎기 시작했다. 탁구대에는 그가 그린듯한 여러 도형들과 스케치들이 보였다. 그의 맞은 편에도 사람이 앉아있었는데 그 사람은 소년의 말에 허겁지겁 그림을 그리느라 바빴다. 

난 뭘 해야 할지 몰라 다른 탁구대로 가서 사람을 도와야하나 했지만 

 

"음...난 저기로 가야하나? 아..그냥 여기 있을게."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그만두었다. (졸지에 무슨 후배처럼 옆에서 감탄만 하고 있게 되었닼ㅋㅋ)

소년은 연필을 아주 가늘게 깎았다가 다시 부러뜨리고는 연필심에 길게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앞의 사람에게 뭘 그려라마라 하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왜 그가 배드민턴을 못 해도 상관없다고 했는지 알았다.

그는 그림을 어느 정도 그리는 사람에게 참고가 될만한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한 것이었고 그냥 그의 작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우와...이런 식으로도 할 수 있구나..."

 

내말에 소년이 잠시 관심을 가졌다.

 

"난 그림을 완벽하게 못그리거든. 그러니까....미적 가치? 상품성 같은 것들 말야. 근데 이건 그림을 조금만 잘 그려도 되네."

 

왜인지 그 소년과 함께 있으면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텐션도 올라가고 기분이 좋아졌다.

소년은 "그래..?" 라고 대답했다. 솔직히 대답을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냥 그렇게 말한 것 같다.

그러다가 소년이 아이엠스타에 나오는 교장이 날 찾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교장이 직접와서 나에게 학생증이랑 복수에 도움이 될 증거 등을 넘겨주고는 이번에는 덜렁대지 말라고 말하곤 사라졌다. 

아무튼 난 기분이 좋아서 내 가방에 소중하게 넣어두었다. 그러던 중에 소년이 내 가방 속을 보고는 저 약은 뭐냐고 끄집어 냈다. 그건 약이 아니라 약처럼 생긴 자동차 워셔액이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거야!" 라고 외쳤다. 그리고 난 1초후 그 의미를 깨달았다.

It's 복수의 time~~~!!!!!!!!

멤버들 차량에 가서 워셔액 교체해준답시고 그냥 파란색 물을 넣고 튀려고 했는데 우리 차에 오은영씨가.....아닠ㅋㅋㅋㅋㅋ 왜 갑자기 오은영 박사님이 나온지 잘 모르겠다. 금쪽같은 내새끼를 많이 봐서 그런가.

어쨌든 이 꿈에는 악역으로 나오셔서 금세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 그 이후로 기괴하게 생긴 영상만 보다 꿈에서 깼다.

복수 안 했으면 그 애랑 좀 더 노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