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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 및 꿈

울 수 밖에 없었던 꿈

곰탱신 2023. 1. 29. 01:59

꿈일기 11권에 수록( 2022.12.29 )

 

나는 마법사였다. 시작은 평범했다. 컵을 구슬로 만들기도 하고 의뢰를 받아 물건을 만들어주는 일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 새 나는 마법에 능통한 선생님을 하고 있었다.

 

피를 이용해서 학생에게 시험을 내주었다. 무의식을 빠져나오는 시험이었고 학생의 손에 들린 감정의 종이로 현재 학생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안전한 시험이었다. 아마도.

 

이 선생님의 성격은 아주 시크하다 못해 차가운 그런 성격이었다. 약간 츤데레 같기도 하고.

 

학생이 시험을 볼 동안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방으로 갔다. 기억에서 할아버지는 젊고 건강했다. 눈을 깜빡이자 순식간에 기억의 저편에서 현실의 방으로 이동했다. 할아버지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늙었다.

 

그를 보고 조용히 맞은 편에 걸터 앉아 지긋이 바라봤다. 애틋한 감정. 그리운 감정이 들었다. 아마 건강했던 할아버지가 이렇게 환자처럼 누워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곧 그가 눈을 떴고, 우린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눴다. 그의 말투는 되게 독특했다. 나를 보고 '중독적인 내 아들아' 라고 말했다. 근데 그 말이 왜인지 좋았다. 내가 친구가 없다는 둥 그런 얘기가 나와서 나도 틱틱대면서 받아쳤다. 친구가 없는 건 사실이었지만... 이 성격에 어쩌겠는가.

 

그러다가

 

"나도 같이 죽을까"

라는 소리를 해버리고 말았다. 사실 별 생각 없었다. 이 생이 지루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유일한 소중한 존재였다. 그럼 된 것이다.

 

그는 처음엔 농담조로 그럴래? 하고 말했다. 나는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말했다. 요즘 재미도 없고 살만큼 산 것 같다고 그렇게 말했더니. 아무래도 내가 진심이라는 것을 할아버지는 깨달은 듯 했다.

 

그리고 자신이 사라져야 겠다는 소리를 했다. 나는 다급해져서 혼자 두지 마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그는 순식간에 방에서 사라졌고 나는 너무 슬퍼서 그 방바닥에 엎드려 통곡했다. 눈물을 흘리며 정신없는 와중에 계속해서 '여기 있어. 나 혼자 두고 가지마! 제발...' 라고 소리쳤다. 이 때의 심정은 정말... 현실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완전한 슬픔이었다.

 

그 순간, 뒤로 비쳐오는 햇빛에 그림자가 보였다. 뒤를 돌아 창문 가까이 다가가니 그가 보였다. 창 밖의 그는 웃고 있었다. 웃으며 작별인사를 했다. 울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내 눈엔 할아버지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그렇게 떠나갔다.

 

할아버지는 아마 자신에게만 관심을 보이는 내가 주변인에게 관심을 주길 바라는 게 아니었을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진짜 그렇게 울어본 적은 처음이라고...

 

쓸데없이 날씨는 좋아가지고... 햇살은 눈부시고... 그래서 아름다웠고... 아아아아아 좀 더 늦게 가도 됐는데!

 

꿈에서 깼을 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여운이 지독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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